Q. 여랑야랑 시작합니다. 이재명 기자, 첫 번째 주제 갈까요?
'병상에서 띄운 편지'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.
단식 투쟁과 국회 농성을 이어가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, 이틀 전 병원에 입원했었죠. 그만큼 휴식을 필요할 텐데, 병상에서 더 바쁜 모습입니다.
오늘은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는데요, 그 호소문에 황 대표의 복잡한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. 호소문은 배현진 당협위원장이 대신 읽었는데, 어떤 고민들이 담겼는지 하나씩 보시죠.
[배현진 /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]
"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이 나라를 좌로! 좌로! 몰아갈 그 미래가 두렵습니다."
"오늘만은 분열된 우리가 하나 되는 것을 허락해주십시오. 함께 여기에서 자유우파의 방어막을 함께 만듭시다."
"총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저희 자유한국당을 지지해주십시오."
Q. 그런데 배현진 위원장은 홍준표 전 대표 옆에 자주 보였었는데, 왜 황 대표 대독을 한 거죠?
호소문 내용 못지않게 그 부분도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.
MBC 아나운서 출신인 배 위원장은 현재 아무런 당직도 맡고 있지 않습니다.
그런데 왜 당 대변인을 두고 배 위원장이 황 대표 메시지를 대신 읽은 걸까요? 거기엔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.
[배현진 /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]
대표님께서 병상에서 결단을 하고 대국민 호소문을 낸 만큼 그 간절한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게, (국민들이) 편안하고 부드럽게 들으실 수 있게끔 전달해 달라, 그런 부탁을 받았습니다.
결국 황 대표의 강성 이미지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배 위원장에게 대독을 부탁했다는 겁니다.
Q. 국회 상황도 긴박하고, 총선도 다가오니 황 대표는 병상에서도 쉬지는 못하네요.
맞습니다. 황 대표는 오늘 오전 병상에서 이런 글도 올렸습니다.
꼼수에는 묘수를 쓸 수밖에 없는데, 선거법이 이대로 통과된다면 비례대표한국당을 반드시 만들겠다.
당 대표가 직접 비례대표선거를 위한 정당 창당을 공식화하자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가 비례대표용 정당으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, 이런 말도 나옵니다. 이런 이유에서입니다.
[박지원 / 대안신당 의원] (지난 23일, KBS '사사건건')
이낙연 총리가 종로에 나가겠다, 하고 선언하는 순간 황교안 대표는 다른 길을 찾으려고 할 것이고, 비례대표 나가겠다, 이런 얘기할 것 같아요.
Q. 이낙연 총리가 나오면 황 대표가 피할 거다. 이런 이야기네요. 박 의원은 이 총리가 더 세다고 보나 보네요.
공교롭게도 오늘 이낙연 총리는 당에서 종로 출마를 제안하면 기꺼이 수용하겠다, 이렇게 말했습니다. 사실상 종로 출마 선언이나 다름없는데요,
그럼, 황교안 대표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?
황 대표 측 인사는 황 대표가 비례대표 정당으로 옮긴다는 건 있을 수 없다, 현재 출마할 지역구를 검토하고 있다, 이렇게 말했습니다.
이낙연 총리와의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겠다는 건데요, 대선 주자 지지율 1, 2위의 종로 빅매치 실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습니다.
Q. 이 총리와 황 대표 두 거물정치인 슬슬 승부욕이 발동되는 것 같습니다. 다음 주제 갈게요.
'정치의 눈높이' 이렇게 제목을 붙였습니다.
오늘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위한 인재영입 1호를 발표했습니다.
[최혜영 / 강동대 교수]
휠체어에 앉아있는 저의 눈높이는 남들보다 늘 낮은 위치에 머뭅니다. 국민을 대하는 정치의 위치가 저는 그래야 한다고 믿습니다.
낮은 자세로 국민을 대해야 한다는 최혜영 교수, 지나온 삶은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.
[최혜영 / 강동대 교수]
언니의 눈물겨운 뒷바라지 덕분에 꿈에 그리던 발레리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.
-가난한 집 딸의 가난하지 않았던 꿈
하지만 발레리나로 무대 위를 제대로 날아보기도 전에 큰 사고로 사지 마비 척수 장애인이 되고 말았습니다.
Q. 영입 1호라 민주당이 신경을 많이 썼을 것 같은데요.
그렇습니다. 여성이자 청년이면서 몸이 불편합니다. 흔히 말하는 정치적 소수자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는 셈인데요,
그러면서도 여성 척수장애인 최초로 재활학 박사가 됐으니 희망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겠죠.
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설 연휴 전까지 2~3일 간격으로 영입 인사를 공개하겠다, 이렇게 밝혔습니다.
Q. 반면, 자유한국당 영입 1호 하면 떠오르는 사람,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인데요. 이후 영입에 특별한 움직임은 없네요.
박찬주 전 대장 영입을 둘러싼 후폭풍이 상당했었죠. 당시 황교안 대표도 무척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.
[황교안 / 자유한국당 대표] (지난 10월)
1차 영입입니다. 1호 영입 없습니다. 다음에 하는 분들이 2호 영입이다? 아닙니다. 2차 영입입니다. 다 귀한 분이고…
한국당에선 국회 상황이 워낙 긴박하게 흘러간 데다가 보수 통합 문제 때문에 영입 인사를 발표하기가 쉽지 않다, 이런 입장입니다.
하지만 인재를 영입하려면 선거 룰부터 확정해야겠죠. 이게 늦어질수록 정치신인들은 애간장이 탈 텐데요, 현역의원들은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.
오늘의 한 마디는 '그게 바로 기득권' 이렇게 정했습니다.
네, 시청자 여러분들도 역이나 시장에서 정치 신인들 만나면 관심 한 번 가져주세요. 힘들게 뛰고 있으니까요.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.